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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도시관찰일기]여기선…있지만 없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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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7-21 23:11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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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 오후 6시의 지하철 2호선. 사람으로 가득 찬 틈바구니에 간신히 서 있다. 내 앞에는 나보다 키가 조금 큰 생머리의 여성이 있고 바로 뒤에는 등을 돌린 중년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또 그 앞에는 피곤해 보이는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웹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상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만 해도 소스라칠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여기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 칸의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해 유체이탈 중이다. 쌀독 안에 든 쌀알처럼 서로 딱 붙어있지만 누구도 그걸 티 내지 않는다. 누군가 한 명쯤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를 법도 한데 말이다. 모두가 휴대폰에 시선을 집중하며 몸과 영혼을 분리하고 있다. 당연하다. 이 지옥에서 영혼을 분리하지 못하면 미쳐버릴 거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 악다구니에 끼어 일을 하러 가야 하는가?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삶에 대한 회의는 오직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만이 막아줄 수 있음이다.
오후 6시의 ‘지옥철’다닥다닥 틈바구니 속휴대폰에 시선 집중한 채
백팩으로 머리 ‘퍽’느릿느릿 걷다 급정거막무가내로 비집고 타기출입문 앞 수문장
인간이 싫은 지경을 지나아무도, 아무 말도 않고척척척 집으로 향한다출구를 나서면 비로소 끝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머리를 퍽 하고 친다. 보니 시커멓고 커다란 가방을 멘 남성이다. ‘아 제발 가방 좀 앞으로 메라’ 욕을 속으로 삼킨다. 환승지에 도착해 내리려니 사람에 끼어 내릴 수가 없다. “내릴게요!!”를 우렁차게 외치며 사람들을 마구 헤집는다. 문 앞에 내리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그사이에 막 비집고 올라타는 사람들을 보니 성이 난다. ‘내리고 타라, 인간들아! 좀 내리자!’ 문 앞에 서서 휴대폰을 보며 잠시도 옆으로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대체 무슨 수문장이라도 된 줄 아나? 왜 문을 지켜!’
출퇴근 시간에는 승강장에 내려 환승하러 가는 것도 난관이긴 마찬가지다. 하필 내 앞에 휴대폰 보면서 세월아 네월아 걷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갑자기 우뚝 멈춰서기까지 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우르르 부딪힐 뻔했다. ‘휴대폰 중독인 게 분명해, 쯧쯧.’ 마음속으로 온갖 욕을 하며 겨우 갈아타는 곳으로 간다. 이쯤 되면 사람이 싫다. 인간이 지긋지긋하다. 평범한 퇴근길 지하철이다.
수도권 지하철은 매일 500만명의 사람을 실어나른다. 1970년대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해 지금은 9호선까지 생겼다. 그리고 분당선, 신분당선, 공항철도, 김포골드선, 서해선, 하남검단선, 우이신설선이 추가됐다. 지하철은 마치 살아있는 나무처럼 끝없이 가지를 만들고 있다. 수도권 시민의 발, 식상한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지하철을 혼자 처음 탔을 때를 떠올려본다. 스무살에 서울에 처음 와 최초의 난관이 지하철이었다. ‘대체 어떻게 타는 거지?’ 그때는 후불교통카드도, 티머니도 없었다. 매표소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면 1000원짜리를 내며 “화랑대역이요” 하고 목적지를 말했다.
지하철 표를 사고 나서도 한참을 타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느 구멍으로 표를 넣는지, 표를 어느 방향으로 넣는지 말이다. ‘표를 밀어 넣고 차단봉을 앞으로 밀면서 나가 튀어나온 표를 다시 뽑는다’를 속으로 외우면서 따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뜨내기 천지인 서울에서 지하철 처음 타는 걸 뭘 그리 부끄러워했는지 모르겠다.
무사히 탄 게 끝이 아니었다. ‘잘못 내리면 어쩌지?’ 내가 내리려고 했던 역을 놓칠까 봐 노선도에서 하나하나 역을 눈으로 짚으며 서 있던 긴장감이 떠오른다. 서울에 온 지 한 달 동안은 환승 자체를 아예 못해서 1호선과 6호선만 타고 다녔다.
그때는 “안국역 가려면 이쪽으로 가는 게 맞아요?”라는 간단한 질문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여기 보세요! 막 상경한 촌놈입니다!’라고 누가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좀 지내보니 이제는 서울 사람들이 나에게 길을 물어본다. 알고 보니 서울 사람들도 자기 동네밖에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요즘도 길을 잃고 “○○행 맞아요?”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열심히 응대해준다. 자주 가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경의·중앙선, 6호선, 공항철도 총 3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고 승강장도 많아서 정말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저기 서울역 가는 거 어디서 타요?”
“1번 승강장인데요, 거기 한 시간에 한 번밖에 기차 안 오니까 공항철도 타고 가시는 게 나아요.”
“Sorry, where is airport line?”
“Follow this line. But it’s very very far!”
매번 헤매는 사람들을 적절한 통로로 집어 넣어주는 나를 보고 있자면, 코레일에서 나에게 상이라도 하나 줘야 할 것 같다.
지하철은 서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항상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데려다주었다. 서울에 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땐 벌써 능숙해져 역 이름도 외우고 호선별로 가는 곳도 파악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때는 지도 앱이 없어서 경로 검색 같은 것이 안 됐다. 노선도를 보고 다 알아서 해야 하는 시절이었다) 잘못 내릴까 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던 내가 어떻게 하면 앉아서 갈까 연구까지 하기 시작했다.
일단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려면 빠른 동체 시력과 행동력이 중요하다. 문가에 서서 기대 간다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되도록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환승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내린다. 이때가 바로 크게 흐름이 바뀌는 빅웨이브다. 여기를 놓친다면 이제 살길은 더 꼼꼼한 관찰뿐이다. 데이트하는 커플은 합정, 망원 등에서 많이 내린다. 중절모를 쓴 신사 어르신은 종로3가에서 내릴 확률이 높다. 고시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은 노량진에서 내리고, 가이드북을 들고 있는 관광객은 명동역에서, 과잠을 입고 있는 대학생들은 신촌, 이대, 서강대 등 대학 이름이 붙은 역에서 많이 내린다. 트렁크를 든 외국인이라면 공덕역같이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한 역에서 내릴 것이다.
겉모습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젠 몸짓언어를 연구할 차례다. 내리는 사람들은 일단 약간이라도 몸을 추스르기 마련이다. 가방을 무릎에 올리고 있었다면 새로 고쳐들고, 손에 뭔가 들고 있었다면 집어넣는다. 그리고 기대있던 몸을 살짝 일으키며 바깥이나 전광판을 보려고 한다. 혹은 끼고 있던 이어폰을 살짝 빼고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취한다. 지도 앱으로 현재 위치를 찍어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 앞으로 재빨리 이동하면 앉아서 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반대로 내 앞에 사람이 서 있을 때는 자세를 바꿀 때 조심해야 한다. 괜히 내리지도 않으면서 마음만 설레게 할 수 있다)
지하철에는 상석도 있다. 일단 양 가장자리가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꼽는 상석이다. 한 사람이라도 옆에 덜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자리가 나면 사람들이 자리를 옮긴다. (물론 성급하게 자리를 이동하려다가 원래 자리까지 빼앗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바깥 날씨 때문에 가장자리보다는 가운데에 앉는 게 오히려 낫다.
이렇게 힘들게 잡은 자리라도 끝까지 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마침 머리가 반쯤 하얀 할머니 한 분이 탄다. 등에 짊어진 가방이 불룩해 무거워보인다. 양보를 해야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일어나주면 좋을 텐데’ 눈치를 살살 보지만 아무도 일어날 기색이 없다. 다들 스마트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어 할머니가 탄 것조차 모른다. 잠시의 고민 끝에 운명을 받아들인다.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어?… 아이구, 고마워요….”
할머니는 ‘사양하고 싶지만 나도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네, 미안허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으신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의자에 편하게 몸을 기대지 못하고 계속 이쪽저쪽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나는 행동의 의미를 안다. ‘나한테 자리 양보해준 고마운 젊은이에게 새로운 자리 찾아주기’를 하는 것이다!
“저기, 뒤에 자리 빨리!”
다음 역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내 옷깃을 건드리며 재빨리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마침 자리가 하나 비었다. 나는 총알같이 날아가서 자리에 앉아 씨익 미소를 보낸다. 할머니는 그제야 편안히 자리에 몸을 기댄다.
“이번 역은 연신내, 연신내역입니다.”
드디어 다 왔다. 무릎에 뒀던 가방을 손으로 잡고 카드지갑을 꺼낸다. 이걸 본 30대 여성이 잽싸게 내 앞으로 이동한다. 몸을 일으키자 곧바로 여성이 ‘이 자리는 내가 앉는다’라는 단호한 몸짓으로 몸을 옆으로 돌리고 엉덩이를 들이민다. 그는 앉을 자격이 있다. 존경스럽다.
퇴근길 지하철, 많은 사람이 출구로 나가며 카드를 태그한다. ‘삑삑삑삑 삑 삑삑 삑삑 삑’ 끝없이 이어지는 알림음이 마치 음악 소리 같다. 이 곡의 이름을 ‘퇴근 왈츠’로 지어본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척척척 집으로 향한다. 출구를 나서자 오늘도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래봤자 내일 또 지옥철로 향해야겠지만 오늘은 굿나잇,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지난 16일부터 닷새간 쏟아진 집중호우에 전국에서 사망 17명, 실종 10명 등 인명피해가 대거 발생했다. 동시다발적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에서만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가평에서도 산사태와 급류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정부가 호우피해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피해 상황에 대한 신속한 파악과 조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관련기사 00면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피해는 사망 17명, 실종 13명이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지역별 총 누적강수량은 산청 793.5㎜, 합천 699㎜, 충남 서산 578.3㎜ 전남 담양 552.5㎜ 등으로 역대급 ‘괴물 폭우’가 전국을 휩쓸었다.
지역별 사망자는 경기 오산 1명, 가평 2명, 충남 서산 2명, 충남 당진 1명, 광주 1명, 경남 산청 10명이었다. 실종자는 광주에서 1명, 경기 가평 4명, 경기 포천 1명, 산청 4명이다. 아직 피해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연락두절된 사례도 있고, 수습·구조 과정에서 추가 확인 등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9일 하루 283㎜의 비가 쏟아지는 등 지난 16일 이후 793.5㎜의 기록적 호우가 내린 산청에서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다. 폭우로 관내 15곳 이상 지역에서 동시다발 산사태가 발생한 탓이다.
지난 19일 12시30분쯤(신고시각) 산청읍 부리마을에서 집중호우로 유출된 토사가 주택 2채를 덮쳐 3명이 숨졌다. 앞서 같은 날 오전 10시45분쯤 내리마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구조됐다. 산청읍 병정리와 단성면 방목리에서도 산사태로 실종되거나 연락이 끊긴 이들이 여럿이다. 소방 당국이 실종자 수색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오전 10시까지 197.5㎜의 기습 폭우가 쏟아진 가평군에서도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가평 조종면 신상리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5명 중 4명이 자력으로 대피하고, 1명이 숨졌다. 조종면 대보리 대보교에서는 급류에 차량이 난간에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은 가평 지역에서 63명을 구조했다. 이 지역에서는 집중호우 관련 119 신고가 폭주하면서 한때 통신이 마비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광주에서도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527.2㎜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북구 신안교와 금곡동에서 각각 1명이 급류에 휩쓸렸는데, 이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14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9694세대, 1만3209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중 2515세대 3515명은 임시 주거 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농작물과 각종 시설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난 19일 오후 5시 집계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벼와 콩 등 농작물 침수피해는 2만4247헥타르(ha)에 달했다. 이는 축구장 약 3만40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가축은 닭 92만5000마리, 오리 10만8000마리 등 총 103만4000마리가 폐사했다.
시설피해도 커 도로 침수와 토사유실, 하천시설 붕괴 등 공공시설 피해가 1920건, 건축물·농경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가 2234건으로 파악됐다.
산사태와 호우로 곳곳에서 도로 통행과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복구에도 어려움을 겪고있다. 경남 산청군의 주요 교통로인 국도 3호선은 19일 산사태로 막히면서 이틀째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되고 있다. 산청과 합천 지역 11개소의 전기 공급도 2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중단됐다. 코레일이 운행하는 경부선(일반열차), 경전선, 호남선 등 구간의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하면서 복구 지원 체계로 전환했다. 피해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조속히 추진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라는 주문과 함께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민은 각종 세금 납부 유예 및 공공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지방정부도 재난 복구 비용 일부를 중앙 정부에서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이 동시에 수상작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7일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두 상이 일시에 수상작을 내지 않은 건 27년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문학진흥회가 주최한 제173회 아쿠타가와상·나오키상 심사회는 두 상 모두에서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기로 전날 결정했다.
두 상 모두 수상작을 내지 않는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1935년 시작된 두 상의 수상 역사에서 6번째이기도 하다. 나오키상 수상작이 나오지 않은 건 2007년 이래 처음이며,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 안 나온 것은 2011년이 마지막이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제정된 상이다. 문학성 높은 작품을 쓴 작가를 주 대상으로 한 해 두 차례 수상자를 선정한다.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설가 아베 고보, 오에 겐자부로, 엔도 슈사쿠, 무라카미 류 등 유명 작가 다수가 이 상을 받았다.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세계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가 생활 초창기 아쿠타가와상과 인연이 없어 문학계 안팎에서 오랜 기간 논란거리였다.
나오키상은 상대적으로 대중성 있는 작품에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리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등이 이 상을 받았다. 두 상 모두 수상작이 되면 일본 내 서점에 전진 배치되는 관행이 있어 ‘흥행 보증수표’라고도 불린다.
아쿠타가와상 심사에서는 후보작 4개 작품 중 두 작품이 2차 투표까지 벌였으나 결국 어느 작품도 과반 찬성이 나오지 않았다. 아쿠타가와상 심사위원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아쿠타가와상은 어떤 새로운 시도나 새로운 시점을 가져오는 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새로운 시도 등은 많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라는 의미였다”고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은 취지를 설명했다.
나오키상 심사위원은 “각 작품의 수준이 매우 비슷해 같은 작품을 강력히 추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수로 나뉘는 등, 두드러진 작품이 없어 결국 한 작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 전원 합의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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