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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미국 토니상 작품상 등 6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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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12 01:58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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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에서 출발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8일(현지시간)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한국 문화가 또 한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성과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날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번 토니상에서 뮤지컬 작품상, 연출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선정됐다. 이미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드라마 리그 어워즈, 외부 비평가 협회에서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잇달아 석권하면서 몇 개 상을 수상할 지가 관심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토니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위대한 개츠비’와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물랑루즈’ 등이 토니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초연한 작품이 토니상을 받은 것은 최초다.
이날 박천휴 작가는 작곡가 윌 애런슨과 함께 작사·작곡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박 작가는 작품에 대해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팟’(용광로)과도 같다”라고 소개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 ‘윌휴’라고 불리는 창작 콤비 박천휴(작사)·윌 애런슨(작곡)이 공동 작업했다. 두 사람은 2008년 뉴욕에서 대학원 재학 중 서로를 알게 된 뒤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시작으로 <어쩌면 해피엔딩>,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까지 호흡을 맞춰왔다.
국내에서 2016년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에 있는 1000석 규모 대극장인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토니상을 여덟 번이나 받은 현지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드가 제작하고, 2023년 토니상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상을 받은 마이클 아덴이 연출했다. 연출과 배우만 바뀔 뿐 인물, 이야기, 한국 배경 등은 그대로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국내 뮤지컬 제작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공연계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로 대표되는 영미권 중심의 진입 장벽이 높은 곳인데 한국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꿈같은 일”이라며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문화계에서 권위있는 상으로는 영화의 오스카상(봉준호 감독 <기생충>, 윤여정 배우 <미나리>), 대중음악 그래미상(BTS 후보 선정), TV의 에미상 <황동혁 감독 <오징어게임>) 등이 있으며, 토니상은 공연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힌다.
이번 수상은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욱 커진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서울이 미래적인 이미지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AI 로봇이라는 소재가 시의적절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뮤지컬의 해외 진출이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대한 개츠비>는 올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도 올랐으며, <마리 퀴리>는 지난해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했다. <팬레터>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올해 중국 대표 뮤지컬 시상식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원 교수는 “제2, 제3의 ‘해피엔딩’이 이어지기 위해선 대중들이 더 많이 소비해 뮤지컬 산업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티켓 가격 현실화가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공연 제작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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