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LA 시위가 반란? 현지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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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14 21:11 조회13회 댓글0건본문
독자님은 위르겐 힌츠페터를 아시나요? 전두환 신군부가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왜곡하는 상황에서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의 기자입니다.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운 외신의 힘이 발휘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외신의 시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위를 보면 어떨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처럼 “외국의 침공”으로 “폭도들”에게 점령이라도 된 걸까요. 시위에 나선 LA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LA 시위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촉발됐습니다. 복면을 쓴 ICE 요원들이 공장 같은 일터를 급습해 이주노동자들을 체포·추방하자 시민들이 함께 저항에 나선 거죠. 시위가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주방위군을, 지난 9일 해병대를 투입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헌법재판소로부터 “(계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 상황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뉴섬 주지사는 지난 10일 “불법적인 LA 내 군 배치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를 폭동, 반란으로 몰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 기지 연설에서 LA 시위대를 “외국의 침공을 벌이고 있는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 “짐승” “범죄자들”이라고 불렀습니다. 같은날 대통령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반란진압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시사하기도 했어요. 일종의 계엄(Martial law)인 셈입니다.
“폭동”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지역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진 지난 10일(현지시간) LA 시위 참가자들은 폭력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는 콜린(30)은 “폭력은 경찰이 먼저 저질렀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은 퇴근 시간을 전후해 도심으로 모이고, 봉사자들은 체포에 대비해 생수병, 에너지바, 거즈 등 구호용품을 나눠줬습니다. 네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캐런(35)은 “이민자 부모가 추방돼 미 시민권자 아이들이 혼자 남겨지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전했습니다.
LA 한인들도 연대하고 있습니다. <데블스 플랜2>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이자 LA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저스틴 민은 지난 11일 인스타그램에서 “군을 LA에 투입하는 것은 정의도 아니고,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도 아니다”라며 “시위와 혼란에 대응하여 군을 보내는 것은 도시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도발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권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진보적인 대학들을 손보기 위해 하버드대를 골라 유학생 유입을 막은 것처럼 민주당 성향 도시들에 대한 경고로 LA에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다는 겁니다. 정부를 따르지 않으면 ‘너도 똑같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위해서요. 군 동원 과정에서 지역적 범위를 LA로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미래 미 전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집회·소요 사태에 또 군을 투입할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텍사스주는 지난 10일 질서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자체 결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도 미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덴버, 오스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 시위가 열렸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만 약 2500명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을 건드린 것이 도화선이 된 모양새입니다. 조홍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논평에서 “언어나 피부색이 달라도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미국을 특별하게 만든 가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주 3회(월·수·금)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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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위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촉발됐습니다. 복면을 쓴 ICE 요원들이 공장 같은 일터를 급습해 이주노동자들을 체포·추방하자 시민들이 함께 저항에 나선 거죠. 시위가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주방위군을, 지난 9일 해병대를 투입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헌법재판소로부터 “(계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 상황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뉴섬 주지사는 지난 10일 “불법적인 LA 내 군 배치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를 폭동, 반란으로 몰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 기지 연설에서 LA 시위대를 “외국의 침공을 벌이고 있는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 “짐승” “범죄자들”이라고 불렀습니다. 같은날 대통령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반란진압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시사하기도 했어요. 일종의 계엄(Martial law)인 셈입니다.
“폭동”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지역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진 지난 10일(현지시간) LA 시위 참가자들은 폭력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는 콜린(30)은 “폭력은 경찰이 먼저 저질렀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은 퇴근 시간을 전후해 도심으로 모이고, 봉사자들은 체포에 대비해 생수병, 에너지바, 거즈 등 구호용품을 나눠줬습니다. 네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캐런(35)은 “이민자 부모가 추방돼 미 시민권자 아이들이 혼자 남겨지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전했습니다.
LA 한인들도 연대하고 있습니다. <데블스 플랜2>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이자 LA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저스틴 민은 지난 11일 인스타그램에서 “군을 LA에 투입하는 것은 정의도 아니고,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도 아니다”라며 “시위와 혼란에 대응하여 군을 보내는 것은 도시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도발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권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진보적인 대학들을 손보기 위해 하버드대를 골라 유학생 유입을 막은 것처럼 민주당 성향 도시들에 대한 경고로 LA에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다는 겁니다. 정부를 따르지 않으면 ‘너도 똑같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위해서요. 군 동원 과정에서 지역적 범위를 LA로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미래 미 전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집회·소요 사태에 또 군을 투입할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텍사스주는 지난 10일 질서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자체 결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도 미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덴버, 오스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 시위가 열렸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만 약 2500명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을 건드린 것이 도화선이 된 모양새입니다. 조홍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논평에서 “언어나 피부색이 달라도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미국을 특별하게 만든 가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주 3회(월·수·금)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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