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폰테크 자료 제출 불응 비판한 야당 “조국 청문회 재방송”…김 후보자 민주화 운동 꺼낸 여당 “윤석열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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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24 21:55 조회1회 댓글0건본문
모친 계좌 내역 공개 요구엔한덕수 언급하며 “전례대로”
24일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수시로 소환됐다. 야당은 “조국 청문회의 재방송”이라며 김 후보자를 압박했고, 여당은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을 들어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공격을 방어하고 김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성경책을 들고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마태복음 6장 34절을 낭독한 뒤 “(후보자가) 이 말씀을 몇번이나 되새겼을까 생각했다”며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민주화운동 투옥 생활로 병역을 대신한 것을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오는 데 있어 특정 종교라기보다 사회의 좋은 선배나 원로 또는 뜻 있는 분들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종교색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조국 프레임’ 공세로 맞섰다. 배준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참고인·증인 채택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6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김 후보자의 재산 등록 누락 고발 사건을 배당한 것도 조 전 장관 사례에 빗대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 유일한 총리이자 전임인 한 전 총리도 소환됐다. 김 후보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한 전 총리를 비판하며 의견을 묻자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모친 소유 빌라 관련 계좌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한 전 총리를 언급하며 “과거의 전례를 들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도 이런 자료 공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여야 간 사과 요구 공방전도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선원 의원이 질의 도중 급성간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례를 꺼낸 데 대해 “제 병역 면제 사유를 언급했다. 지금도 치료받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급성간염은 빨리 치료해 군대 가는 게 문제없을 거라는 것이 내 의료 상식”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곽규택 의원은 과격한 발언으로 여당의 사과 요구를 받자 “제가 박선원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박 의원이) ‘야, 조용히 해’ 이렇게 이야기했다”며 “그에 대해 혼잣말로 ‘미친 거 아니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묻는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한 20%에서 30% 정도 사이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본예산 기준 47.4%, 올해 본예산 기준 48.1%다.
검찰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로부터 ‘알맹이가 빠졌다’며 업무보고를 퇴짜 맞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정기획위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빠져있다는 취지로 중단시켰지만 검찰 내부에선 “정부가 개혁하고 국회가 입법하면 될 사안을 왜 우리에게 가져오라 하냐”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지난 여러 수사로 인해 우리가 할 말이 없는 것도 맞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온다.
지난 20일 국정기획위가 대검찰청의 업무보고 30분만에 “알맹이가 없다”고 퇴짜를 놓은 뒤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단 대검 등 검찰 간부들 사이에선 겉으로는 말을 아끼면서도 속으로는 불편한 속내가 엿보였다.
국정기획위가 짚은 대목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공약인 ‘검찰개혁 관련 방안’ 등이 빠져있다는 것이었다. 22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대검이 낸 업무보고 자료에는 형사부·여성아동범죄조사부·범죄수익환수부 등 민생범죄와 관련된 부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불공정거래·중대재해 등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기강잡기’로 보는 시각이 먼저 나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정부에서) 의도한 건 아니었을지라도 우리로선 새 정부 들어 ‘군기’를 잡는다고 느낀다”며 “나름 실무진과 긴밀히 협의해 준비했는데 중단되니 황당하고, 최악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부가 직접 세운 개혁안을 시행하고 국회가 검찰청법 등 개정 입법을 하면 될 일을 왜 검찰에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윽박지르기 식으로 기강을 잡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개혁의 권한은 정부·국회에 있는데, 개혁될 당사자에게 ‘어떻게 자신을 개혁할지 답안을 갖고 오라’는 식”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반발 옆에서 자조 섞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다른 검찰 간부는 통화에서 “어찌됐든 국민들에게 기소권 남용이라고 보일 만한 사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스스로 자초한 상황일 수도 있는 만큼 개혁은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개혁이 과도한 수준으로 가면 되려 국민의 이익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점도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 권한을 내려놓을 건 내려놓되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라 안정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정책기획관실은 국정기획위에 다시 제출할 업무보고용 자료를 보강하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오는 24일까지 업무보고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고 했고, 25일 업무보고를 재차 받기로 했다. 검찰은 이 대통령의 ‘검찰 권한 축소 및 통제 강화를 통한 국민 기본권 확대’ 공약을 중심으로 한 자료 보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검경개혁소위 위원장은 “정부의 기조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조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검찰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모양새만 취하는 식의 내용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어릴 때 잃어버린 딸이 해외에 입양됐다는 사실을 44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 가족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가의 총체적 불법과 직무 유기로 수십년간 생이별의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1970~1980년대 정부가 민간단체를 통해 해외로 입양시킨 아동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국가 책임을 묻는 첫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재판장 김도균)는 24일 신경하씨의 어머니 한태순씨와 신씨의 동생 2명 등이 국가와 입양기관 등을 상대로 낸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아동권리연대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1975년 당시 만 5세였던 신씨는 충북 청주시에서 실종됐다. 그는 실종 후 두 달 만에 입양 기관에 인계됐고, 7개월 뒤 미국으로 보내졌다.
어머니 한씨 등 남은 가족들은 딸의 실종 다음날 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신씨가 해외로 입양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가족들은 딸을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고, 언론을 통해 수소문하는 등 신씨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수십년간 뛰어다녔다. 한씨는 2019년 10월에야 한인들의 DNA로 친부모를 찾아주는 비영리단체 ‘325캄라’를 통해 신씨와 만나면서 비로소 딸의 해외 입양 소식을 알게 됐다. 잃어버린 지 44년 만이었다.
가족들은 국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한씨 측을 대리한 황준협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피고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들은 수사 절차를 위반하고, 미아 신고 접수 시 수배 등 적극적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었는 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작동했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아 비극적 결과가 생겼다”고 했다.
이들은 당시 해외 입양을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에 대해 “미아라는 사실을 알았을 수 있는데도 연고자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입양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의 직무 유기와 과실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원고의 피해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경감시켜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국가 측 대리인은 “원고들은 국가가 옛 아동복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법은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 규율하는 법 조항”이라며 “국가가 책임질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실종된 신씨에게 임의로 생년월일과 이름을 부여하고 홀트아동복지회로 인계했던 충북 제천영아원 관계자는 “당시 이 사건 관련 내용을 확인할 당사자들 기억은 물론 기록도 아무것도 없어 실체를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사실조회 결과 등을 확인해 추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음 기일은 9월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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